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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풍경, 그 모습 

Operator Silverash Record
Record By. 미야밍

 

그가 훈련을 끝내고 돌아오던 어느 날 밤, 숙소 앞에 놓여있는 작은 편지 하나.

 

그 편지의 주인은 이 방의 주인인 실버애쉬의 것이었다. 누가 두고 갔는지도 모르는 편지 하나. 실버애쉬는 그 편지가 자신의 것이 맞는지 확인하곤 자신의 이름이 쓰여있는 것을 보자 조금은 당황한 듯한, 곤란한 듯한 얼굴로 편지를 들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방 한쪽에 마련된 자신의 침대 끝자락에 걸터앉아 조금씩 천천히 편지 봉투를 뜯어가기 시작했다.

 

이내 드러난 화려한 편지지 한 장. 그는 그 편지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편지에 쓰여있는 내용은 로도스 내에 있는 오퍼레이터들을 무도회에 초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실버애쉬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편지지를 침대 옆 작은 탁자에 내려놓곤 자신의 옷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내 자신이 아껴두던 정장 하나에 시선이 머무르던 실버애쉬는 그것을 입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옷장에서 빼내 근처 의자에 걸쳐두곤 편지를 다시 봉투에 조심히 넣어 작은 탁자 밑 서랍에 넣어두곤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렇게 무도회를 기다리며 똑같은 생활을 해나가던 실버애쉬는 어느새 훌쩍 무도회 날이 다가왔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는 그날 저녁, 자신의 방에서 며칠 전에 꺼내두었던 정장을 입고 다시 한번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행여 감기같은 것에 걸리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음날인 무도회 당일, 그는 미리 꺼내두었던 정장을 입고 무도회장에 나타났다.

 

그 많은 자신과 같은, 로도스에서 지내는 익숙한 사람들을 보며 이런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무도회장에 놓인 샴페인 잔을 들고 기둥 옆에 서서 언뜻언뜻 보이는 자신의 동생과 카란의 사람들을 보며 자신도 모르는 조용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느샌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와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하는 쿠리어와 마터호른의 사이에 끼어들어 같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마터호른은 자신의 상사인 실버애쉬가 어땠고- 이랬으며- 라며 웃으며 이야기했고 쿠리어는 뭔가 알겠다는 듯이 연신 고개를 끄덕여댔다. 중간중간 눈치를 보며 이야기를 하는 둘에게 오늘은 괜찮다며 웃어보였다. 

 다들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던 도중 누군가의 음악을 틀어달라는 소리와 함께 조용하지만 춤을 출만한 박자의 클래식이 무도회장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다들 짝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함과 동시에 실버애쉬에 눈에 담긴 장면은 평생 그의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었다. 자신이 로도스의 맡긴 여동생이, 이곳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기억 속에만 남겨져 있던 여동생을 이끌곤 중앙으로 나와 같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었다.

 

그는 그저 그 상태로 멍하니 그 장면을 계속 눈에 담고 있었다. 어느새 곁에 바짝 붙어 서 있던 마터호른은 그에게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지 않냐고 물었고, 실버애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였던 그날은 오늘만큼은 다 잊어버리고 같이 즐기기로 했다. 실버애쉬는 이제 자신은 이제 얼마나 시간이 흘러가든 이날, 이 풍경, 이 모습을 잊을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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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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